플로피 디스크와 이어폰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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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 학교 숙제를 하던 우석이가 워드프로세서의 저장(save) 아이콘이 구름(클라우드)이나 뭔가를 담는 바구니 같은 것이 아니라 왜 구멍 뚫린 사각형(플로피 디스크)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꽤 당황하면서 답변을 해준 기억이 있는데 … 여전히 몇몇 (관록있는) 소프트웨어는 저장 아이콘으로 플로피 디스크 아이콘을 쓰고 있다.

나 같이 8인치에서 5.25인치, 3.5인치 그리고 심지어 ZIP 드라이브까지 플로피 디스크 종류라면 골고루 써본 노인네(적어도 PC계에서는 ^^)라면 익숙하고 당연한 체계지만, 우석 윤석 형제처럼 플로피는 커녕 HDD조차도 건너뛰고 SSD나 클라우드부터 쓴 아이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상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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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 발표 이후 3.5mm 이어폰 잭에 대한 논란도 결국 플로피 디스크와 비슷한 결말이리라 본다. 1998년 아이맥이 세상에 등장했을 때, 당시에는 컴퓨터라면 당연히 있어야할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었다. 그리고 모든 단자를 USB로 통일시켰다. 굳이 플로피 디스크를 쓰고 싶다면 USB 플로피 드라이브를 연결해 써야 했다.

이 과감한 결정에 대해 전세계 PC업계가 얼마나 많은 조롱과 비웃음을 보냈는지 나는 선명히 기억한다. 그리고 결국 승자가 누구였는지도 분명히 기억한다. 있으면 가끔 쓰지만(부팅할 때) 없으면 또 안써도 되는 장치가 플로피 디스크였다.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다시 3.5mm 이어폰 잭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흥미롭게도 둘다 3.5라는 숫자가 들어간다 ^^) 이어폰 잭이 그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나만 해도 아이폰4 시절 블루투스 이어폰을 장만한 이후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외장 스피커와의 연결도 블루투스 아니면 독(Dock)을 쓴다. 이어폰 쓸 일이 없고 행여나 물이 들어갈까봐 고무 마개로 막아놓거나 작은 액세서리를 달아 놓기도 한다.

자비로운 팀 쿡은 아이폰7에 라이트닝 포트에 연결하는 이어폰 젠더를 포함시켰다. (아이맥 때는 그런거 없었다) 아마 사람들은 빠르게 적응할 것이다. 블루투스 혹은 라이트닝 오디오 단자의 편리함에 익숙해 질 것이다. 금새 라이트닝 이어폰과 헤드셋이 나오겠지.

그렇게 또 하나의 레거시 포트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레거시 킬러인 애플의 전리품이 하나 더 늘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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