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the Earth to the Moon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냉전 지역인 한반도에서 엊그제 북한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 위성 발사가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로켓 발사 행위 그 자체로 인해(특히 핵과 연관했을 때) 군사, 외교,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가 한데 얽힌 복잡한 구도가 돼버렸다.

생각해 보면, 이런 구도를 우리는 이미 역사에서 배운 바 있다. 바로 50년 전,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이다.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닉 1호가 사상 처음으로 지구 궤도를 돌았고, 잇달아 유리 가가린이 최초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미국은 60년대 내내 소련이 지배하는 하늘에서 언제 핵미사일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고, 이것이 바로 스푸트닉 쇼크다. 스푸트닉 쇼크는 미국 현대사에서 매우 큰 충격과 전환점으로, 현재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의 의미와 무게를 지니고 있다. 미국이 북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대해 과민하다 생각될 정도로 집착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 따른다.

논점을 우리에게 돌리자면 …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광명성 쇼크’로 기억될까?
글쎄 … 반세기 가까이 대립 체제에 익숙해진 우리에겐 그저 ‘또 하나의 소음’ 정도로 비춰지지 않나 싶다. 과거와 달리 별다른 동요도 근심도 비치지 않는다. 주가도 환율도 금값도 심지어 슈퍼마켓 진열대에 놓인 라면 봉지도 별 변화가 없다.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일상에서 로켓이든 미사일이든 팍팍한 우리네 살림살이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게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어쨌든 북한의 우주개발(비군사적인 관점에서)은 우리보다 한발 앞섰다. 아직 냉전 체제가 그대로인 한반도에서는 마치 타임머신 속에 있는 것처럼 50년 전 미소의 우주경쟁이 재현될 것 같다. 돈다발을 가득 넣은 007 가방을 1초에 하나씩 공중에 뿌리는 것보다 더 돈이 든다는 우주개발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리 호의적인 입장은 아니다만, 좋든 싫든 이미 경쟁은 시작됐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 비중부터 달라지겠지.

From the Earth to the Moon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1998년에 방영됐다는 12부작 미니 시리즈 ‘From the Earth to the Moon‘을 내려봤다.

제목 그대로 60년대 스푸트닉 쇼크 아래 미국 우주개발사를 담고 있는 다큐성 드라마이다. 영화 ‘아폴로 13’에서 주연을 맡은 바 있는 톰 행크스가 프로듀싱을 했다. 요즘 미드처럼 스릴과 잔재미가 넘치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우주개발사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무엇보다 앞으로 10년간 외나로도에서 우리의 과학자와 우주비행사가 겪게 될 고충과 어려움을 미리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꼭 한 번 찾아볼 만 한 드라마이다.

강평: 최고야 강추!

2 thoughts on “From the Earth to the Moon

  1. 수면발작

    발사체를 일본에 의뢰하는 것보다
    차라리 북한에서 구입해 오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기술 이전 약속 받고,
    은하 2호 구입해서
    개량해서 우리나라에서 발사하는 것이 어떻까요 ^^

    그럼 우리도 로켓 발사체 기술을 가지니 좋고
    북한도 외화 벌어서 좋고…

    서로 윈윈 아닐까요 ㅋ

    물론 이런 이야기 지금하면 -.-;;;;

    응답
  2. 핑백: 외계인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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