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2018

외화는 선호하는 장르가 정해져 있지만, 한국영화는 장르보다 감독이 누구인지를 먼저 본다. 어떤 성향을 가진 감독인지 그 감독이 이야기를 어떻게 꾸려가는지가 주요 관람 포인트다. 그런 면에서 스파이 흑금성을 다룬 영화 ‘공작’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딱 그 기대만큼의 영화였다. 윤종빈 감독이 소재는 잘 선택하는 데 반해 이야기를 꾸려 가는 방식이 다소 밋밋한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용두사미식이랄까.

아무튼 공작은 흥미로운 소재를 역사적 팩트와 픽션을 적절히 섞어 잘 버무려 놓은 비빔밥 같은 영화다. 어디서 먹어도 무난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지는 않은 그런 무난한 맛. 팩트와 팩트 사이의 틈을 좀 더 극적인 픽션으로 메웠어도 괜찮을 법했는데 전체적으로 밋밋했다. 게다가 자칫하면 계몽영화로 흐를 뻔했다.

시대 배경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중/고교생인) 석이 형제에겐 의외로 긴장감 넘치는 웰메이드 스릴러였다고. 그러고 보니 편견 없이 보면 괜찮은 영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흥행은 썩 성공적이지 못할 것 같지만 말이다.

강평: 그럭저럭 볼만해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2018

이번에도 어김없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정말 열심히 뛰어다닌다. 톰 아저씨에 의한 톰 아저씨를 위한 톰 아저씨의 영화 그 자체다. 누구 말마따나 ‘헐리우드의 성룡’이라는 평가에 동의한다. MI 시리즈 특성 답게 전편과의 연관성은 없지만, 드문드문 전작들과의 인연이 새겨져 있다는 점이 시리즈 팬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온다. 한여름 킬링 타임 영화로 딱!

강평: 이거 재미있네

인랑, 2018

김지운 감독이 영화 ‘놈놈놈’이후 내러티브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인데 … 그렇다고 미장센과 디테일이 뛰어나지도 않다는게 이번 작품의 문제. 결국 SF도 액션도 아닌 멜로물이였다. 이럴 바에야 좀더 감독의 덕후 기질을 진하게 보여줬더라면 …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강평: 별로 재미없음

p.s) 그래도 강동원, 정우성은 멋있고 한효주는 예쁘다. 김무열은 참 안뜨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8

본격 범우주급 맬서스 인구론 옹호자인 타노스를 상대로 벌이는 신자유주의 히어로의 집단 투쟁기 쯤되겠다. 내용은 둘째치고 이 많은 히어로들이 2시간 20분 내내 분량 다툼을 벌이는데도 한치의 기울어짐 없이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역시 DC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MCU의 위엄.

강평: 이거 재미있네

레디 플레이어 원, 2018

스필버그옹의 작품 답게 캐릭터와 이야기는 무척 단순하다. 입체적 캐릭터, 복선에 반전? 그딴거 없다. ㅋ
’21세기판 구니스’라면 알아먹을 분들이 계실까? 가상 게임이라는 세계관도 한 10년 전이라면 신선했을지 몰라도 지금 관점에선 진부하다고 할까. 특히 건담의 1회성 등장은 좀 깨는 상황(나..나의 건담은 이렇지 않아!!!)

못 만든 영화는 아닌데, 그렇다고 재밌지는 않다는 게 문제. 이것저것 80~90년대 대중 문화를 뒤섞어 놓은 클리세와 오마주, 패러디 덩어리. 덕후라면 숨은 그림 찾기처럼 흥미로울 수는 있으나 영화로서의 재미와 작품성은 그저 그렇다. 종반 무렵에는 졸뻔 했다.

아무튼 스필버그옹 작품은 지난 10년 동안 ‘혹시’나 하고 보는데 항상 ‘역시’나로 끝나네. 이제는 관심 끊어야지.
강평: 별로 재미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