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탐정록 두 번째 이야기 – 피의 굴레

피의 굴레10점
한동진 지음/북홀릭(bookholic)

한동진님의 경성탐정록 후속권을 완독했다. 전편과 같이 일제 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명탐정 설홍주(셜록 홈즈)와 그의 친구 한의사 왕도손(와트슨)의 활약을 담고 있는 정통 추리소설. 세 편의 에피소드가 한 책에 묶여 있다. 맛있는 사탕을 한 입에 깨물어 먹기 아깝듯이 한 번에 다 읽기 보다는(^^) 틈틈히 한구절 한구절씩 읽다보니 완독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그만큼 재미도 오래갔다.

확실히 전편보다 짜임새와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당시 암울한 시대적 분위기가 작품의 배경에 진하게 깔려 있다. 특히 표제작인 ‘피의 굴레’의 경우 암호와 밀실 살인, 출생의 비밀 등 각종 트릭과 추리가 난무하는 다소 복잡하면서도 치밀한 구성을 가진 작품이다. 다 읽고 난 후, 왠지 ‘라무네‘가 마시고 싶어졌다. ^^

개인적으로는 ‘날개없는 추락’ 에피소드가 마음에 든다. 결말이 좀 엉뚱하달까? 소품 성격인 만큼 설홍주가 아닌 레이시치 경부가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도 괜찮았을 듯. 이번에도 한의사 왕도손의 존재감이 살짝 약한데 … 다음 편(을 준비하고 있다면)에서는 왕도손의 활약상이 보고 싶다.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10점
신현만 지음/위즈덤하우스

점심 먹고 서점에 들렀다가 낚시성 제목에 이끌려 손에 쥔 책. 알 법한 장광설이지만, 겉치레에 연연하지 않은 솔직하고 보수적인 시각이 나쁘지 않다. 회사는 원래 보수적이지 않는가.

솔직하다는 점에서 신시야 샤피로의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과 비슷하지만, 냉정하고 꼰대스런 시각이 좀 거슬린다. 구체적이고 따뜻한 처세論이 필요하다면 구본형의 ‘The Boss‘가 도움이 될 것이다.

p.s>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을 알고 싶다면, 혹시 아버님이나 주위에 가까운 친척분 중 회사 생활 오래하신 분이 계신다면 양주 한 병 들고 찾아뵈어라. 책보다 훨씬 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경성탐정록

경성탐정록10점
한동진 지음/학산문화사(단행본)

근래 보기 드물게 ‘명탐정’ 나으리가 등장하는 정통 퍼즐 미스터리(쉽게 말해 추리소설) ‘경성탐정록’
고색창연한 탐정소설에서 손을 땐지 한참이건만 작가인 한동진씨와 꽤 친분이 있어 그 양반의 필력을 충분히 가늠하고 있기에 별 망설임 없이 골랐다.

그리고 딱 기대만큼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소설. 특히 ‘천변풍경’ 에피소드가 마음에 든다. 한동진씨 특유의 문체와 어투가 그대로 드러나있는 점도 흥미롭고(이건 작가와 직접 얘기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부분 ^^), 풍부한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고증도 마음에 든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작가 한동진. 다음번엔 한동진 스타일의 SF 작품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와치맨 (Watchman, 1986)

왓치맨 Watchmen 110점
Alan Moore 지음, 정지욱 옮김/시공사

영화가 아닌 그래픽노블 ‘와치맨‘을 읽었다.
단순한 히어로물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 이거 영 어렵다. T_T

나름 하드코어 SF 애호가를 자처하지만, 30~40년대 코스튬 히어로 문화와 미국 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깊지 없다 보니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급급할 뿐 와치맨 특유의 매력을 피부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미국 대중문화 특유의 농담과 은유에도 익숙지 못하니 ‘대작’의 깊은맛을 이해하는 데는 실패. 영화는 어떨지 궁금하다.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