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 대한 소고

추석 명절도 다가오고 해서 큰 아이 우석이와 오랜만에 목욕탕에 갔다. 30년이 넘은 동네 목욕탕(사우나가 아닌)이라 시설은 노후됐지만 싼 맛에 가끔 들리던 곳이다. 남자들 목욕이야 대개 1시간을 넘기지 않는 법. 시설 좋고 비싸봐야 의미가 없다. 그러던 동네 목욕탕이 이제 문을 닫는다고 한다. 추석 때까지만 영업을 하고 폐업이다.

한 동네에 오래 살다보니 전통적인 동네 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는 모습을 직접 목도하게 된다. 구멍가게가 그랬고 사진관이 그렇고 이발소도 그랬고 만화방이 그랬다. 이제 목욕탕까지. 하긴 찜질방마저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시대에 옛날 목욕탕이 21세기를 17년 이나 넘긴 지금까지 버텨온 것만도 대단하달 수 있겠다.

이제 아들과 목욕탕에 가려면 차를 끌고 가야만 한다. 때수건이 담긴 비닐봉다리를 들고 반바지에 샌들을 질질 끌면서 갈 수가 없게 됐다. 오랜 습관 하나가 또 하나 사라질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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