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전업주부

지난겨울, 일본어 공부를 하던 아내가 즐겨보던 일본 드라마가 있었다. ‘At Home Dad’라는 전업주부 남편에 관한 홈드라마. 국내에서도 유명한 배우 아베 히로시가 잘 나가던 광고인에서 전업주부로 변신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드라마로 꽤 재미있는 편이었다. 아마 아내가 그 드라마를 즐겨봤던 이유는 재미도 있었겠지만, 몇 달 후 닥치게 될 우리의 상황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드라마처럼 내가 전업주부가 된 것이다.

사정은 대충 이렇다. 수술 후 일정기간 운동 치료가 필요한 나는 정상적인 직장 생활을 포기해야만 했고, 결국 사표를 썼다. 나대신 생계를 책임져야할 의무를 지니게 된 아내는 휴직 연장을 취소하고 2학기부터 다시 복직을 하게 됐고 그로인해 자연스럽게 가사와 육아는 나의 몫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긴장했다. 이전에도 직장을 옮기면서 몇 달씩 쉰 적이 있지만 그 때와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전업주부로서의 역할을 시작한지 딱 일주일이 되는 오늘 … 대충 적응이 된다고 할까? 스스로 빠른 적응에 놀라고 있다. 흠칫!

가사야 결혼 후부터 어느 정도 분담해왔기에 큰 문제가 없다. 부분적으로는 내가 아내보다 더 나은 부분도 있다. ^^ 문제는 육아인데, 이건 내 힘으로는 감당키 어려운 부분인지라 둘째 윤석이는 부모님께 맡기고 첫째 우석이만 보고 있다. 우석이만 하더라도 아침에 어린이 집 보내랴, 오후에 데려오랴, 밥 해먹이랴, 공부시키랴, 놀아주랴 … 애 하나 보는 것도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게다가 나는 또 나대로 통원 치료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한다. 솔직히 24시간 하루가 결코 느슨하지 않다.

어쨌거나, 나가서 돈을 벌어 오든, 집에서 가사와 아이를 돌보든 결코 쉬운 일은 없다. 그동안 별 불평 없이 내 뒷바라지와 아이들을 키워준 아내에게 감사하게 된다. 이제는 내 몫이 됐으니 나름대로 노력해야겠지.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라는 말도 있잖은가? 틈틈이 인생 설계도 새롭게 해야겠지만, 그건 조금만 미뤄두자. 아직 주부로서 할 일이 많다. (*^^ㆀ)

2 thoughts on “아빠는 전업주부

  1. 닥차일드

    제목만 보고 혹시 ‘그것’이 아닐까 했는데 역시나네요..^^;
    처음들렀는데, 이렇게 리플을 남깁니다. 아마도 파인애플님이 전업주부로써 저 드라마를 보신다면 어느정도 적응 감각이 익혀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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