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이는 맛 – 타짜 (The war of flower, 2006)

역시 ‘명불허전’ – 소문난 잔치답더라. 2시간 15분이 넘는 긴 상영 시간이 언제 다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 잘 알려진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핸디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멋진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냈다. 스토리는 원작 만화 1부 중에서도 전반부를 압축한 정도. 원작의 묘미를 살리면서도 영화 나름대로의 풍미(?)를 잘 살리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났지만,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탁월한 역량을 칭찬해 주고 싶다. 특히 혀를 내두를 만큼 과감한(!) 최동훈 감독의 편집 실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일반 영화의 2~3배에 달할 만큼 많은 컷 수를 자랑하면서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매끄럽고 깔끔한 컷 편집. 한국 영화감독 중에서 그만한 편집 실력을 갖추고 있는 감독이 과연 얼마나 더 있을까?

반면, 캐스팅 쪽은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든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인 범죄의 재구성이 스토리를 따라 가다가 캐릭터가 다소 죽었다면, 이번 타짜의 경우 강한 캐릭터를 강조하느라 스토리가 밀리는 느낌(이는 뛰어난 편집 기교의 부작용이기도 하다)이다. 때문에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데 … 영화를 보는 내내 ‘저 배우가 아닌 다른 배우가 저 역을 맡았으면 어땠을까?’라는 호기심이 들었다.

일단 평경장 역의 백윤식에 대해서는 전혀 이의가 없다. 그러나 고니 역의 조승우는 … 뭐랄까? 아직 앳되다고 할까? 좀 더 악마적 카리스마를 보여줘도 될 법했는데 살짝 아쉽더라. 요즈음 작품에서 각종 악역을 멋지게 소화해내는 한석규나 아니면 전작에서처럼 박신양이 맡았으면 영화가 더 진한 맛을 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고광렬 역도 유해진보다는 원래 감독이 염두에 두었다는 이문식이 더 나았을 뻔했다.

가장 적역은 정마담 역의 김혜수다. 누군가 ‘김혜수의 재발견’이라거나 ‘김혜수를 위한 영화’라고 얘기할 정도로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주연을 한 명만 꼽으라면 조승우가 아닌 김혜수라고 할 정도. 기대했던(^^) 베드신은 없었지만 그 터질듯한 상체의 볼륨만큼은 눈이 부시더라(이 부분은 아내도 인정!). 가장 발군의 연기를 보여준 이는 아귀 역의 김윤석. 내공이 장난이 아닌 듯싶다. 저런 이를 실제로 만나면 후아~ 덜덜덜~ -_-;

뭐 캐스팅 쪽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 결국 영화가 좋았다는 얘기다. 속편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 어쨌든, 왕의 남자와 괴물보다 분명 한 수 위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에도 집 근처 심야 자동차 극장을 찾았는데, 나름대로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이러다 단골 되겠다. 흘 ^^~

강평: 최고야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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