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멸치 국수와 고기 튀김

약속이 있어 서울 동대문 인근으로 나간 김에 청계천 물길을 따라 황학동 쪽으로 내려가 보았다. 청계 7가를 넘어서니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황학동 벼룩 시장(예전에는 도깨비 시장이라고도 불렀다)이다. 대충 10년 만인가? 물길 대신 어수선한 고가 도로가 놓여 있을 당시 – 나름대로 파릇파릇한(^^) 대학생이었던 그 시절에는 헌 책이나 카메라 액세서리를 구입하기 위해 심심찮게 들렀던 곳이다. 청계천 복원 사업이 진행되면서 예전의 모습은 많이 잃었지만, 그래도 카메라/가전 골목 쪽은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하여 내심 반갑기도 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예전에 몇 번 들렀던 허름한 국숫집이 보였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기로 출출하던 차, 마침 잘됐다며 나무 의자에 앉아 멸치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 2,000원 선불이다. 예전에 1,000원이었을 때는 싼 맛에 맛있게 먹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가격이 곱으로 뛰어서 그런가? 예전의 그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느껴지지 않아 조금 실망스러웠다. 다 세월 탓, 변한 입맛 탓이려니.

국수 맛에 만족하지 못해서였을까? 후식으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황학동 원조 고기 튀김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황학동에 올 때마다 꼭 들러서 먹곤 했던 맛있는 고기 튀김. 역시 개당 5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 하긴 가격이 올랐다기보다 현실화됐다고 해야 하나? 예전보다 크기가 커졌지만 특유의 느끼하고 밋밋한 맛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 듯. ^^

더 두툼해진 튀김옷 때문에 고기 씹는 맛은 떨어진 것 같다. 하긴 고기 튀김이라곤 해도 탕수육과 같이 두툼하게 씹히는 고기가 아니라 잡육(주로 닭고기와 약간의 돼지고기)을 으깨 섞은 고기소에 밀가루 튀김옷을 입힌 것이니 결코 고급스런 맛은 아니다. 그러나 옛날 생각을 하면서 별미로 먹기에는 딱 그만인 간식 or 안줏거리.

저녁때였으면 돼지 껍데기와 함께 가볍게 반주라도 하면 좋았을 법했는데 … 헤헷. 뭐 그렇더라도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 틈에서 술잔을 홀짝거리기엔 꽤 용기가 필요하다. 😉 카메라를 안 가져간 덕분에 구글신에게 부탁해 이미지를 웹 이곳저곳에서 무단으로 빌어왔다. 염치없지만 원저작자에게 양해를 구한다.

찾아가는 길은 청계천을 따라 평화시장을 지나 청계 8가 황학동 벼룩 시장 어귀다. 이곳 시장의 특징상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지만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대충 여기 근처에 모여 있으니 참고하시길~

7 Replies to “황학동 멸치 국수와 고기 튀김”

  1. 국수와 고기튀김 모두 가격이 곱절로 올랐군요.
    저도 일전에 호기심 삼아 먹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추운 겨울날 먹어서 그랬는지, 따끈하면서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고기튀김 파는 곳에서 같이 팔던 정체 모를
    새(?) 튀김도 참 궁금했었는데
    그건 도저히 도전할 수가 없더라고요 ^^;

  2. 그 새(?) 튀김은 매추리 튀김입니다. 보기엔 꽤나 그로테스크하지만 맛은 꽤 좋다는군요. 물론 저도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

  3. 호..국수가 먹고 싶군요.
    저도 그쪽으로 안가본지가 10년은 넘은 것 같군요.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국수를 좋아하는데 언제 한번 아이들 데리고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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