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양심

전철로 귀가 도중 철 지난 붉은 악마 T-셔츠를 1,000원에 파는 행상 아주머니를 만났다. 물론 오리지널은 아니겠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디자인의 T-셔츠 한 벌이 1,000원이면 꽤 저렴한 편. 어떤 할머니는 손자들 가져다준다면서 5벌을 한꺼번에 사시는 등 꽤 잘 팔렸다.

그렇게 아주머니가 T-셔츠를 파느라 정신이 없는 동안 내 앞에 서 있던 한 50대 아저씨가 T-셔츠가 담긴 박스에서 T-셔츠 한 벌을 슥 집어들더니 품 안에 넣는 게 아닌가! 이상한 낌새가 보였지만 … 설마했다. 행상 아주머니는 노약자석에서 T-셔츠를 파느라 이쪽을 쳐다보지도 못한 상황. 채 5초도 안돼서 전철이 역에 정차했고 출입문이 열리지 마자 이 아저씨 그대로 플랫폼쪽으로 줄행랑~

나와 내 주위 승객들이 “어어 … 저거 …”라며 혀를 끌끌 찼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행상 아주머니는 끝까지 T-셔츠 한 벌을 도둑맞은 사실을 몰랐고 나와 몇몇 승객들도 굳이 그 사실을 아주머니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왠지 그러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돈 1,000원에 자신의 양심을 판 그 아저씨는 T-셔츠 한 벌이 공짜로 생겨서 기뻤을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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