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中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 나카타니 아키히로

크게 한번 아파 보자

-병원에 암담하게 홀로 누웠을 때 느끼는 실의가 당신을 성장케 한다.

30대로 접어들면서, 크게 다쳐 병원 신세를 톡톡히 져야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양쪽 장딴지에 근육 이상이 생겨, 종아리 근육이 끊어져 버렸던 것입니다. 2시간 짜리 텔레비전 드라마를 촬영하는 도중에, 경사가 심한 비탈길을 전속력으로 뛰어 내려가는 장면에서였습니다. ‘컷!’ 하는 감독의 우렁찬 신호를 듣고 다시 비탈길을 올라가려고 하는데, 마치 단단한 야구공에 장딴지를 강타당한 것 같은 충격이 느껴졌습니다. 왼쪽 장딴지 한가운데에서 살이 예리한 칼날에 베인 듯이 사정없이 찢겨져 나갔고 그 틈새를 비집고 검붉은 피가 솟구쳤습니다.

이쯤되면 촬영이고 뭐고 다 그만두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나는 통증을 참으면서 그날 촬영을 끝냈습니다. 그때까지는 근육수축이라는 대단히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빠지면 도저히 안 되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계속 카메라 앞에 섰던 것입니다. 밤늦게까지 계속된 촬영을 무사히 마치고, 나는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면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 중략 …

의사의 권고는 ‘앞으로 8주 동안은 아무 일도 하지 말고 편히 쉬어라’였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3개월 동안, 내가 겪은 실의는 엄청났습니다.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성격의 내가, 이런 상태로 꼼짝도 않고 누워 있어야 하다니 한심하기도 하고 분통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때까지, 내가 한 사람의 환자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고,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만한 체력이라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3개월 동안이나 누워 있어야 하다니… 그러나 지금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때의 경험이 전혀 무익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30대에는 한번쯤 크게 아파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30대 이상이 되면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너무나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휴식을 취한다고 해봐야, 길어 봤자 일주일 내외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여러 사람과의 공동 휴식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진정한 휴식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3개월 동안 병원에서의 억지 휴식은 나로 하여금 수많은 생각과 점검, 수많은 새로운 계획과 다짐의 기회를 갖게 만들어 준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나는 그 3개월 동안, 앞으로의 내 인생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고 무엇을 내버려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성한 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면서 정신없이 살아갈 때는 마치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머리 위의 하늘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깨달음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직장이건 사업이건 다 그만두고 산 속 깊이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0대에는, 크게 한번 아파서 억지 휴식기간을 가져보는 것도 유익합니다. 그렇다고 아프지도 않는데 억지로 병원 신세를 질 수는 없겠지만, 만일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 이것은 내게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느긋하게 마음을 먹으십시오.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 중에, 내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기점검과 휴식입니다. 참으로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건강 따위는 염두에도 두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일에만 열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뜻했던바 그대로인지 아닌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 쉬십시오. 그러면서 더 멀리 갈 수 있게 준비하십시오. 그것이 무턱대고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보다 훨씬 앞질러 갈 수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병원에서의 3개월이 내게 준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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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위안이 됐다. 땡큐~ 나카타니 아키히로

1 thought on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中

  1. 주현

    난 20대에 크게 다치고 나니, 정말 건강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
    대학 졸업할 때까지 늘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던게..
    “어디 정신병원같은데 입원해서 한 1달만 푹 쉬었으면 좋겠다.”였는데.
    정말 뭘 모르고 생각없이 한 소리였지. 사지가 멀쩡해서 건강하게 부지런히 돌아다닌다는게 정말 복받은 일이다 싶더라. (입원하는 동안 정말 한 겨울 내리는 눈에도 눈물이 날 지경이었으니.. ^^ 화장실 가는 거, 몸 일으키는 거..전부 그렇게 큰 일이었으니..게다가, 병실에 비치된 휠체어 갯수는 왜 이렇게 부족한지…. )
    그래서 그 때 이후로 병원이나 어디 들어가서 쉬고 싶다는 소리는 안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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