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재미가 있는 영화 ‘해변의 여인’

이번에도 며칠도 안 돼 간판이 내려갈까 봐 얼른 극장으로 향했다. 한국 영화가 흥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몇 개 영화가 스크린을 독점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멀티플렉스 극장이 등장할 당시 영화인이나 관객들의 기대는 지금처럼 잘나가는 흥행 영화가 스크린을 수백 개씩 차지하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흥행 영화는 흥행 영화대로 마이너 영화는 마이너 영화대로 다양한 작품이 스크린에 올려지고, 관객들은 관객들 나름대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왜 영화판(극장판인가?)이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 관객 천만 시대를 운운하기 전에 관객의 영화 선택권부터 지켜주길 바란다. 제발~

딱딱한 얘기는 이만하고 …

홍상수 감독과 고현정의 팬으로서 영화 ‘해변의 여인’을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생활의 발견’을 제외하고 모두 다 봤고, 고현정은 … 같이 학교를 다닌 동문(^^)이자 팬으로서 그녀의 첫 영화 진출작이니 만큼 의당 봐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들었다고 할까? 아아~ 학창시절 공대 현관 앞에서 담배 한까치를 물고 앉아 있으면 저 멀리 언덕 아래서 찬란한 후광을 비추며 등장하는 그녀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공대 현관과 연영과 강의실이 붙어 있었다. ^_^)

영화는 전형적인 홍상수 작품이다. 보기에 따라 지루하고 밋밋하며 애매하다. 대개 그렇듯 기승전결의 폭이 낮거나 아예 없으며 결말마저 어중간한 – 홍상수표 영화인 것. 그래도 간간이 유머를 섞고 대중과 친숙한 배우를 기용했다는 점에서 이전 작품에 비해서는 꽤 대중적이라고 할까? 전매특허였던 리얼한(!) 베드신도 이번 작품에서는 대폭 축소됐다. 역시 ‘고현정’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나름대로 보는 내내 ‘킥킥’ 거리기도 하고 고개를 갸우뚱이는 등 재미있게 봤다. 물론 나처럼 재미있게 본 관객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은 꼭 참고하시길~ ㅎㅎㅎ

강평: 이거 재미있네

p.s> 영화의 촬영지인 신두리 해수욕장에 가봐야 겠다.

지루한 재미가 있는 영화 ‘해변의 여인’”에 대한 5개의 생각

  1. 하인아빠

    저도 아주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전 그 양반 영화는 다 본거 같네요.
    근데 리얼한 베드신이 없다니 섭섭하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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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qbio

    일상의 한 단편의 무의미하게 펼쳐지는 듯 하다가 엉겹결에 연주되어지는 변주, 그리고 은근히 주어지는 반복구조등이 분명히 나타난 홍상수표 영화였지만, 이번에는 무엇인가 다른 느낌이 나서 영화를 보고 나온 내내 당황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이전의 고현정이 아닌, 살이 붙은 고형정의 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는 것이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일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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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imm

    fineapple님처럼 저두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항상 보는 내내 킥킥 거리며 웃게 된다는거~!
    너무 일상적이고 밋밋하다는거~!
    그래서 재미나다는거~!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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