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코 유감

살다 보면 일진이 나쁜 날도 있게 마련.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수퍼드라이브 불량 증세로 맥북 2.0GHz 블랙을 반품한 지가 보름 전 일인데, 아직 카드 승인 취소가 되지 않았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보니 지난번 반품 요청건 때와 같이 상담원은 한숨을 연발하며 한참을 버벅인다. 통화한 지 20분이 지나서야 겨우 내 주문정보를 찾았다. 전화 주문은 간혹 주문자 이름을 빼먹는 경우가 있어 그렇다나 뭐라나 … 어이가 없다. 내가 확인을 하지 않고 넘어갔더라면 그냥 카드에서 151만 원이 빠져나갈 뻔 했다.

옥션에서 2,000원짜리 리필 잉크를 사도 이렇게 팔진 않는다. 괜히 상담원 붙들고 호통쳐봐야 소용없다는 걸 잘 안다. 승인 취소 처리가 됐다니 일주일 뒤에 카드사에 조회해 보면 알겠지. 온라인 쇼핑몰 천국인 대한민국 땅에서 배송 추적은 커녕 애플 스토어 내에서 주문 정보 조회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아마추어적 영업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 코리아의 안이함과 한계를 모르는 바도 아니고 … 관두자.

인터넷을 뒤지다 발견한, 맥북과 거의 같은 사양인 89만 원짜리 중국제 노트북 PC에 눈길이 간다. 아님 조금 기다렸다가 콘로 기반 데스크톱 PC나 한 대 조립할까? 지난 10년 간 맥마니아를 자청하며 맥을 아껴왔지만, 근래는 부질없다는 생각뿐이다. 인텔맥 이후 상품 가치는 높아졌지만, 맥으로서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다. 예전처럼 맥만이 가질 수 있는 퀄리티와 독창성을 발견할 수 없다. 맥이 맥답지 못하다면 윈텔 PC와 다를 게 무어란 말인가? 맥 OS X 마저 윈텔 PC에서 돌릴 수 있는데, 여전히 튀는 디자인만이 맥다움의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안쓰럽다.

거기다 중고 D2H를 사간 – 촐싹대는 한 대학생이 별로 그럴듯하지 않는 이유를 대며 반품을 요청해 왔다. 매몰차게 내치지 못하고 환불해주는 나 자신을 보니, 부자되긴 글렀나 보다. 이 짓(기변)도 그만할 때가 됐나 보다. 쩝~

애코 유감”에 대한 4개의 생각

  1. 재현아빠

    매킨토시는 ….os x이 나오면서 맥이 맥이 아니게 되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유닉스에 맥스킨…..이죠.
    그간 느려터졌으면서도 빠르다고 속이더니
    거기에 인텔맥을 들이대고 사실 이게 더 빨러 그러는게 참……
    저도 맥매니아 10년 넘었다가 이제 졸업한지 2년은 되었습니다.
    맥북 사려고 벼르고 있었지만 …. 자꾸 멀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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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ovePhoto

    저는 “애코 유감”이 아니라 “애플 유감” 그 자체입니다.
    새로운 물건을 하나씩 구입할 때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제품을 사용할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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