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구워먹은 날

아이들을 기르면서 외식 한 번 하려면 큰 결심과 인내가 필요하다(왜 그런지는 결혼해서 애 낳아보시길 ^^). 웬만하면 집에서 해결하거나 부모님댁이라도 들러 온 식구들이 다 같이 가는 외식이 아니면 철 바뀔 때마다 한 번씩이 고작이다. 모처럼 나선다 하더라도 이것저것 제약이 많다. 놀이방이 있는 음식점이면 좋지만 어디 모든 음식점이 다 그러한가. 사내아이 둘을 보면서 음식을 먹노라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 주인 눈치에, 주변 손님들 눈치에 … 차라리 집에서 해먹고 말지.

그래서 몇 번이나 삼겹살을 사다가 집에서 구워 먹었다. 그러나 냄새도 그렇거니와 불판 탓인지 고기 탓인지, 고깃집에서 사먹는 그 맛이 나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 제대로 된 삼겹살 한 번 먹고 싶다는 아내의 바램에 ‘까짓 거 그래 가보자!’하며 대놓고 나섰다. 큰아이인 우석이는 내 무릎에 앉히고 둘째 윤석이는 업고 그렇게 열심히 고기를 구워 먹었다.

나야 가끔 밖에서 술안주 삼아 먹지만, 아내는 이렇게 나와서 제대로 된 삼겹살을 구워 먹은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누릿한 고기 몇 점을 아내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깟 삼겹살 몇 덩이가 그렇게 비싼 것도,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데 … 그렇게 맛있게 먹는 아내를 보며 괜스레 코끝이 시큰해졌다.
고작 삼겹살 덩어리가 날 이렇게 울리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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