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갔다 오는 게 그리 어려웠나?

우리 동네(부천 원미)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뭐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기에 별 감흥 없는 비교적 따분한(?) 선거였던 반면, 경기도 광주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홍사덕 전 의원이 딴에는 분발했지만 결국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한때 당권까지 넘보던 거물 정치인이 대세를 거스른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가 충분히 당선될 수 있었다고 본다. 그저 애초 약속대로 이라크에 갔다 왔으면 됐다. ^^

탄핵의 멍에니 딴나라의 배신이니 무소속의 한계니 죄다 변명거리에 불과하다. 유권자가 그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자기가 내뱉은 말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입만 나불대는 철새 정치인’을 단죄코자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졌어야 한다. 사실 이라크에 가는 것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그저 홍사덕 정도의 무게라면, 정치인으로서 약간의 쇼맨십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의 대중적 입지는 충분히 회복될 수 있었다.

이라크로 간다고 해서 국민 누구도 그가 한 달간 자이툰 부대에서 사병으로 복무를 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자이툰 부대에서도 사양이다. 오히려 짐만 될 뿐이다. 그저 그는 김치나 한 포대 싸들고 가서 부대원들 수고한다고 격려하고 사진 좀 찍고 식당에서 밥 한 끼 먹어주고 그렇게 한 사나흘 있다가 오면 충분했다. 대통령마저도 몇 시간 들렀다 오는 판국에 일개 의원이 오래 머무를 이유가 없지 않은가? 가서 할 일도 없고 방해만 될 뿐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왜 그랬을까?
게다가 최소한의 ‘자기반성의 쇼’조차 보여주지 않은 채 다시 금배지를 달겠다고 욕심을 부렸다. 하긴 답답했을 것이다. 대선까지 남은 2년 동안 아무런 역할 없이 소외되는 것을 스스로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오늘의 결과는 그가 똑똑하고 자존심 높은 엘리트 정치인일 망정, 진정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바른 정치인의 그릇은 되지 못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한 때 존경했던 정치인이었건만, 세월의 무게인가? 스스로 자초한 몰락이 못내 측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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