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역할

지난밤 (늘 그렇듯이) 야근을 마치고 늦은 귀가. 큰아이인 우석이가 열 감기로 고생 중인데, 오늘따라 아내도 직장에서 늦었다. 쩝 …

이마에 젖은 수건을 덮고 끙끙거리며 잠이 든 우석이를 보자니 마음이 답답하다. 그러더니 이내 깨서 무엇에 놀란 듯 엉엉 운다. 서너 살 어릴 적에 곧잘 그러더니 요즘엔 그런 적이 없었는데 … 감기 때문에 몸이 약해져서인지 꽤 오랫동안 운다. 조금 진정이 되자 왜 우는지 물어봤다. 그러니 돌아오는 대답이 가관이다.

보통 할 일(숙제나 일기 등등)을 마치면 잠자기 전에 30분 정도 Wii 게임을 하게 하는데, 요 며칠 할 일을 제때 못해서 우석이가 게임을 못했다. 그래서 어제는 아빠와 게임을 하기 위해 일찌감치 할 일을 모두 끝내고 기다렸는데, 아빠는 늦고 감기 탓인지 졸려서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게 억울했던지 잠결에 나와 아내의 목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깨서 서러움을 토한 것이다.

그래서 자정이 다 된 시각에 우석이와 마리오 카트 게임을 15분간 했다. 이미 경주의 달인이 된 우석이를 이길리가 만무. ^^; 우석이가 내리 1등을 하는 동안 나는 꼴찌를 겨우 면했다. 우승 트로피(게임상에서)가 주어지자 그제야 만족한 듯 잠자리에 든 우석이.

음 …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게임에 푹 빠진 게 문제인가, 아니면 아이와 충분히 함께 해주지 못하는 나의 문제인가? 아니면, 그저 감기 탓인가 … 복잡하고 착잡한 마음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

어쨌든, 오늘은 일찍 퇴근해야겠다.

아빠의 역할”에 대한 5개의 생각

  1. kalos250

    그냥… 그렇게 간절한 것이 있고,
    그걸 금방 충족시켜줄 수 있는 아빠가 있고,
    그리하여 만족한 듯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것이…
    좋아 보이는데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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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인아빠

    그냥 서러운 거죠. 그냥…..
    우석군 마음 충분히 이해되는데요.
    그래도 파인애플님 같은 아빠. 꽤 멋진데요 뭐.
    아빠노릇이란 거 참 쉽지 않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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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ylaputa

    잘 하신겁니다. ^_^ 어렸을 때 단 몇시간이라도 아빠와 같이한 시간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것이고… 그것이 아들의 아들에게로 전해질겁니다. 중요한건 질적인 것이 아니고 양적인거랍니다. 함께한 시간의 양이… 글을 읽고 기분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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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Homi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요” – 글이 잘 쓰였다거나, 이론적이거나, 학문적안 연구에 의한 육아서적은 아니지만, 아빠로서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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